영화 리뷰6 영화 | 아델라인 : 멈취진 시간(2015) 리뷰(늙지 않는 저주, 영생, 윌리엄 재회) 늙지 않는다면 어떨 것 같나요? 아마 대부분은 "좋겠다"라고 대답하겠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을 보고 나서 그 생각도 좋은 생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7년을 살면서도 29살 얼굴 그대로인 여자의 이야기, 생각보다 훨씬 무겁고 쓸쓸했습니다. 아델라인 : 멈취진 시간, 늙지 않는 저주와 107년의 고독아델라인은 1908년에 태어나 남편과 딸을 두고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아델라인 자신도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사고 중 벼락을 맞고 기적적으로 소생하면서, 노화가 완전히 멈추는 신체적 변이가 일어납니다.여기서 노화 정지(cellular senescence arrest)란 세포 분열과 노화 관련 유전자 발현이 중단되는 상태.. 2026. 5. 7. 영화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 리뷰(언어 심리전, 나치 복수극, 유대인)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전쟁 영화라면 으레 터지는 총성과 폭발 장면이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화려한 액션보다 속 시원한 복수극"이라고 했을 때, 반신반의하며 재생 버튼을 눌렀고,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내내 완전히 몰입되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총 한 방보다 말 한마디가 더 무서운 영화였습니다.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속 언어 심리전 — 말 한마디가 생사를 가르다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은 건 총격전이 아니었습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가 한 장면 안에서 충돌하는 그 긴장감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데, 자막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숨이 막혔습니다.영화의 핵심 갈등 구조 중 하나는 언어적 퍼포먼스(linguistic pe.. 2026. 5. 3. 영화 | 카드보드 복서(2016) 리뷰(일기장, 카드보드 복서 윌리, 자본주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떠밀어준 영화 하나가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카드보드 복서는 추운 겨울날 받은 손난로처럼 따뜻하면서도, 그 온기 뒤에 날카로운 쓰라림이 숨어 있는 영화입니다. 노숙자의 삶과 인간의 외로움을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연결의 감각을 잔잔하게 그려냅니다. 카드보드 복서 : 일기장 한 권이 만들어낸 연결, 그 따뜻함의 정체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기억하는 장면은 윌리가 쓰레기 더미에서 어텀의 일기장을 발견하는 순간입니다. 그 장면은 단순한 우연처럼 보이지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서사 장치(narrative device)로 작동합니다. 여기서 서사 장치란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거나 주제를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치된.. 2026. 5. 1. 영화 |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2019) 리뷰(권력구조, 심리묘사, 결말분석)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며칠째 특정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2018년작 더 페이버릿(The Favourite)을 본 뒤, 여왕의 의자가 내는 그 '끼익' 소리가 한동안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화려한 궁전 배경보다 인물들의 결핍과 권력 다툼이 훨씬 더 강렬하게 남는 영화입니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 18세기 궁전이라는 무대, 그 권력구조의 민낯더 페이버릿의 배경은 18세기 초 영국입니다. 당시는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War of the Spanish Succession)이 한창이던 시기로, 전쟁 지속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궁정 안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이란 스페인 합스.. 2026. 4. 30. 영화 | 500일의 썸머 리뷰(로맨틱하면서 미성숙했던 사랑 이야기, 톰의 실수, 이름의 의미)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 하고, 그 사람이 보낸 신호를 제멋대로 해석한 채 상처받은 경험,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제가 꽤나 합리적인 사람이고 연인관계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뒤돌아보니 미성숙한 사랑을 하고 있던 저를 발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500일의 썸머를 처음 봤을 때 화면 속 톰이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실연 이야기가 아니라, 미성숙한 사랑이 어떻게 엇갈리는지를 아주 정직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500일의 썸머'에서 톰의 실수, 미성숙한 사랑이 남긴 것영화는 처음부터 꽤 도발적인 선언을 합니다. 오프닝에 등장하는 문구, "이 영화는 허구이며 누군가가 연상된다면 이는 순전히 우연일 뿐이다. 특.. 2026. 4. 10. 영화 | 그린 마일 리뷰(톰 행크스 주연, 권선징악, 판타지, 존 커피 능력의 의미)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3시간짜리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도 멍하니 앉아 있었던 건 오랜만이었습니다. 1999년 작품인 그린 마일은 스티븐 킹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1935년 루이지애나 교도소 사형수 구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틀 위에 신비로운 판타지 요소가 얹혀 있어, 보는 내내 "이게 진짜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라는 질문을 떨치기 어려웠습니다. 그린마일, 사형수 구역의 실제 구조와 사건들저도 처음엔 이 영화가 그냥 교도소 배경의 드라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단순한 장르물이 아니라는 게 분명해졌습니다.그린 마일(Green Mile)이란 사형수들이 전기의자가 있는 처형실까지 걸어가는 복도를 뜻하는 별칭입니다. 여기서 '그린 마일'이란 실제 미국.. 2026. 4. 8. 이전 1 다음